[음악] 아름다운 소음, 슈게이즈 찬미

[음악] 아름다운 소음, 슈게이즈 찬미


음악 Shoegaze
  • 오늘 우키팝님이 슈게이즈에 대한 영상을 올리셨더라구요.
  • 슈게이즈는 저도 참 애정하는 장르입니다.
  • 그래서 슈게이즈가 무엇인지 그리고 간략한 역사, 대표 아티스트와 제가 슈게이즈를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서 적어보겠습니다.

Shoegaze, Shoegazing, Shoegazer


my bloody valentine "when you sleep"
  • Shoegaze, 슈게이즈는 1980년대 후반과 1990년대 초반에 영국에서 등장한 얼터너니트 락 음악 스타일입니다.
  • 압도적으로 시끄럽고 왜곡된 기타, 울려퍼지는 리버브가 특징인 슈게이즈 사운드는 보컬을 덜 강조하고 심지어는 목소리를 음향 이펙트가 섞인 또 다른 악기로 취급하기도 해요.
  • 드럼과 베이스는 영적인 느낌까지 들게 하는 반복적이며 고조되는 분위기를 조성합니다.
  • 왜 이름이 슈게이즈일까요?
    • 영국의 언론이 이런 스타일의 음악을 하는 밴드들이 이펙트 페달을 밟기 위해 바닥을 자주 본다는 점과 내성적이고 관객과의 소통을 단절한 태도를 보고 Shoe(신발) + Gaze(응시하다)를 합성해 이를 Shoegaze라고 칭했습니다.
    • 즉 ‘신발만 쳐다보는 밴드’라는, 처음에는 다소 경멸적인 용어로 시작되었습니다.

슈게이즈의 간략한 역사

슈게이징의 뿌리


Cocteau Twins "Lorelei"
  • 슈게이징은 1980년대 초반의 포스트 펑크, 드림 팝과 인디 락에서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.
  • 특히 Cocteau Twins, The Jesus and Mary Chain, Echo and the Bunnymen과 같은 밴드들이 어둡고 몽환적인 드림 팝, 노이즈 팝을 탄생시키며 장르의 기초를 다졌습니다.
  • 이 밴드들은 다양한 이펙터와 실험적인 레코딩 기술을 사용해 얼터너티브 씬을 급격하게 변화시켰습니다.

사운드 기술의 발전

이펙트 페달
  • 1980년대에 쏟아져나온 이펙트 페달과 디지털 레코딩은 아티스트들이 이전에 시도하지 못했던 소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가능하게 했습니다.
  • 딜레이, 리버브, 플렌저, 디스토션을 이용해 소리를 뒤틀고, 질감을 바꾸며 사운드 레이어를 층층히 쌓아 소리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.

문화적 배경

영국의 마거릿 대처 수상과 미국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
  • 1980년대, 영국에서는 마거릿 대처 수상이, 미국에서는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집권하는 보수 정권의 시대였습니다.
  • 이들은 신자유주의적 경제 정책을 시행했고, 사회적으로 노동 시장의 급격한 구조적 변화를 초래하며 실업률이 증가하고 사회적 불평등이 심화되었습니다.
  • 또한 문화적 보수화가 진행되어 영국과 미국 내 청년 문화와 예술에 대한 반발로 이어졌으며, 이를 기점으로 독립적이고 반문화적인 음악 장르가 성장하는 토대를 마련했습니다.
  • 당대 사회-경제적 배경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불안정과 불만을 조성했고, 이는 다양한 예술 형태, 특히 대중 음악을 통해 표현되었습니다.
  • 여타 다른 대중 음악과는 다르게, 슈게이즈는 사회를 비판하기보다는 그 사회 속에서의 개인, 그리고 개인의 감정과 경험을 깊이있게 고찰하는 가사와 몽환적인 사운드로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었습니다.

짧은 주목

loveless

Nowhere

Just for a Day

  • 1990년대 초, my bloody valentine의 전설적인 앨범 “loveless”, Ride의 “Nowhere”, Slowdive의 “Just for a Day”와 같은 앨범이 발매되며 슈게이징이 큰 주목을 받게 되었습니다.
  • 슈게이징은 대중과 평론가들에게 다양한 반응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.
  • 초기에 많은 평론가들은 슈게이징을 혁신적이고 독특한 장르로 평가했으며, 독창적인 사운드스케이프와 기타 이펙트 사용을 통해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. 그러나 일부 비평가들은 슈게이징이 지나치게 자기만족적이며 접근이 어렵다고 평하기도 했습니다.
  • 슈게이징은 특히 인디펜던트 음악 팬들에게 강한 지지를 받았습니다. 감성적이며 몽환적인 분위기로 대중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고, 강렬한 라이브 경험은 충성도 높은 팬층을 형성하는 데 기여했습니다. 그러나 슈게이징은 주류 음악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한계가 있었습니다.

장르의 몰락

Oasis "Supersonic"
  • 슈게이징은 1990년대 중반, Oasis, Blur로 대표되는 브릿 팝의 등장으로 주류 음악 시장에서는 완전히 밀려났습니다.
  • 이들은 영국의 문화적 정체성을 강조하고, 밝고 대중적인 음악 스타일을 선보였으며 캐치한 멜로디와 가사, 개성있는 캐릭터로 단번에 주류 음악 시장의 승자가 되었습니다.
  • 또한 미국에서는 Nirvana로 대표되는 그런지가 인기를 끌게 되었죠.
  • 그렇게 자연스럽게 슈게이징은 장르 팬들만 향유하는 음악이 되었다고 합니다.

하지만 죽지 않고 돌아오다

  • 2000년대, 여러 슈게이징 레전드들이 재결합을 하고, 앨범의 리이슈를 통해 슈게이징의 부활이 촉발되기 시작했습니다.
  • 국제적인 페스티벌, 대규모 공연의 헤드를 장식하기도 하며 슈게이징의 매력을 널리 알렸습니다.
  • 이를 통해 꾸준히 명맥을 이어오던 새로운 아티스트들도 주목받을 수 있었습니다.
  • 또, 요즘은 경제도 심하게 양극화되고 있고, 모두가 눈에 불을 키고 혐오할 거리를 찾는 많이 혼란스러운 시대이지 않나요? 그래서 그런지 Gen Z에게도 많은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. TikTok 같은 플랫폼에서도 많이 바이럴 된다네요.
  • 슈게이징을 차용한 밴드도 보입니다. 대표적으로 제가 사랑하는 Alvvays가 있지요.
  • 재밌는 점은, 요새 뜬금없는 장르에서 슈게이징이 결합되기도 합니다.
  • 저는 Bladee는 완전 슈게이즈라고 생각합니다. 이 지저분한 사운드와, 자조적인 가사, 깨질 것 같은 목소리가 그렇게 느껴져요.
  • 아무튼 슈게이즈는 여전히 살아있습니다.

나는 왜 슈게이즈를 좋아할까?

  • 슈게이징의 뿌리가 드림 팝이기 때문에, 많은 사람들은 슈게이징의 몽환적인 종종 사운드를 ‘꿈과 같다’고 표현합니다.
  • 이에 대해 공감하지만서도,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이 사운드가 기억의 텍스처와 비슷하다고 느낍니다.
    • 무언가 기억할 때, 회상할 때는 어렴풋하게 느껴집니다.
    • 이런 어렴풋함이 저는 노이즈와 비슷하더라구요.
    • 좋은 기억이든, 나쁜 기억이든 어떤 기억을 떠올리면 아련해지듯이 서정적인 슈게이즈를 들으면 아련해집니다.
    • 그래서 저는 슈게이즈에도 여러 갈래가 있지만 서정적인 슈게이즈를 좋아합니다.
  • 또 가끔 공부를 하거나, 독서를 할 때 훌륭한 배경음이기도 합니다.
    • 혼란스럽고 소란스럽지만, 이게 바쁜 도시의 풍경처럼 느껴지면서 은근 자연스럽습니다.

Outro

Alizon's Halo "Eyedazzler"
  • 오늘 들은 슈게이즈 앨범입니다. 서정적이고 아주 좋아요.
  • 요즘 국내외로 슈게이징이 슬슬 인기를 끌고 있는 것 같아서 기쁩니다.
  • 훌륭한 아티스트도 많이 나오고 있고, 다양한 형태로 변모되는 것을 지켜보는 입장에서, 장르의 팬으로서 매우 즐겁네요.
  • 앞으로도 팬으로서 아티스트들을 응원하겠습니다.
© 2024 Seungwon Bae 🇰🇷